sjh1224   15시간 전

(2026.04.16.(목) 오전 01:08 부대 당직 근무 중 작성했다가 이제 휴대폰 받아서 올립니다)

백준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그냥 인터넷 사이트 하나가 사라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푼 문제 내가 짠 코드 내가 올린 티어 나의 성장 과정 기록 다 사라지겠지만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백준이 사라진 뒤의 미래이다. 모든 한국인들은 PS를 할 때 백준을 사용한다. 어떤 사이트들도 심지어 외국 사이트들도 백준의 역할, 퀄리티, 시스템을 따라갈 수 없다. 또한 한국의 다양한 대회들, 거의 모든 학교 동아리 대회들이나 커뮤니티 대회들. 심지어 LGCPC나 UCPC같은 대규모 대회들조차도 백준에서 열린다. 그런데 백준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백준이 사라지만 마땅한 대체제가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PS를 접을 것이다. PS를 하는 사람이 없으면 PS판에 들어오는 돈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대회도 사라질 것이다. PS사이트도 없고 PS하는 사람도 없고 PS대회도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일까...

나는 대학 입시가 끝나고부터 지금까지, 3년이 넘는 시간동안 PS만 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PS대회를 준비하고 대회장에서 사람들과 경쟁하고 상을 받고 또 거기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며, 그런 낙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긴 시간 동안 공부하며 실력도 많이 늘었다.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우리나라 최고의 PS러 중 한 명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그런 행복한 꿈을, 어제까지도 계속해서 꾸며 살아왔다. 그런 꿈이 있었기에 나의 고된 인생을 견딜 수 있었다.

당장 전역이 1년 반이 남은 지금, 나에게 원하는 것을 할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PS는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하게 나에게 삶의 의미를 불어다주었다. 주어진 개인 시간에 PS를 연습한다. 대회에 나가기 위해 휴가를 모은다. 이번 5월 3일에는 대전에서 하는 백준 대회를 나가기로 했었고 5월 16일에는 학교에서 백준 동아리 대회를 운영하기로 했었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사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꿈을 꿀 수 있기에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오늘, 백준이 사라진다는 단 한 마디 말을 듣고 내 세상이 무너졌다. 나의 행복, 나의 세상, 나의 인생, 나의 꿈, .... 그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삶의 의미가 사라진 인생은 어떤 것일까? 상상해본 적도 없다.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살아야 하는가? 물론 살아는 있겠지..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점은, 하필이면 내가 당직근무자이기에 인터넷에 단 한 순간도 접속하지 못했고 백준이 2주 뒤에 사라진다는 사실만 간신히 선임을 통해 전해들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한국 PS판의 종말이 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에, 다른 이들과 어떠한 대책을 강구하지도, 심지어는 그저 함께 절망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다른 PS러들, 사이트 운영자들, 대회 운영자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하고 나도 그들과 함께 떠들며 그저 이 순간을 함께하기라도 하고 싶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생활 중 단 10번 밖에 서지 않는 당직이 왜 하필 오늘인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억까를 당해버렸다.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꿈이 아니겠지. 그렇다면 백준님이 너무 심심하셔서 장난을 치셨거나, 계정이 해킹당했거나, 아니면 선임이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 무엇이라도 좋으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라도 있어야 한다.

이게 현실이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제발.......

nabina1395   12시간 전

백 어게인

yoonhero06   11시간 전

Goodbye, BO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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