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et2357   3일 전

자유계시판에 글 써보는 건 처음이네요. 다시 읽어보니 글을 좀 두서 없이 썼네요.

프로그래밍은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쯤부터 아두이노를 만지면서 시작했었습니다. 반복문 공부하면서 늘 세미콜론을 빠트렸던 거나, cin/cout 부등호 방향 헷갈리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후자는 아직도 가끔 틀립니다... 중학교 3학년을 건너뛰고 고등학교를 오게 되었으니 헷수로 치면 2년 반 가까이를 백준과 함께 했습니다. 처음 백준 계정 만들며 세웠던 목표가 다이아몬드를 찍어보고 싶단 거였는데 좀 아쉽게 마무리가 된 것 같네요.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문제를 풀면 레이팅이 좀 오르겠지만, 고등학교 올라오고 바빠진 것도 있고, 백준을 오래 보고 있자니 좀 우울해져서 남은 시간동안은 예전에 푼 문제들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코딩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어릴 때 쓴 풀이와 문법을 보니 성장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알고리즘을 배우지 않았을 때만 생각해봄직한 풀이도 일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 하나만 좋아하다, 백준을 접하고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루에 30분 정도는 ps 관련 글을 보거나, 문제를 푸는 등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는 알고리즘이 많아질수록 문제를 푸는 재미가 늘어나더라고요. 반복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알고리즘의 원리만 많이 습득하려고 했습니다. 그 덕에 dp랑 그래프를 못 다루는 건 기분 탓이겠죠... 그 상태로 대회도 나가보고 싶어서 정보올림피아드, NYPC도 시도해봤네요. 정올은 1차 금상 턱걸이, 2차 80위 정도였습니다. 대회 형식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빠르게 풀어보는 것도 재밌어서 codeforce도 가입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을 정말 많이 투자했네요...

폴리매스라는 사이트 들어보신 적 있나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동아사이언스에서 운영하던 중~고등학생 수학 커뮤니티입니다, 아니, 수학 커뮤니티였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아마 일부 기록이 남아있긴 하겠지만, 사이트 자체는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한다고 보입니다. 폴리매스도 백준과 비슷하게 3년 가까이 활동하다 서버 종료되고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있네요. 이삿날에 이삿짐 차량을 보면서 핸드폰으로는 사이트 서버 종료를 확인하고 체감하는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성격이 기본적으로는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불안함이 조금씩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특정 물건에 대한 집착이 있었고, 지금은 그 집착이 온라인으로 넘어와 내가 남긴 기록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남아있습니다. 가끔 폴리매스가 사라지기 전 사진들을 보면 많이 우울해지곤 했네요. 제가 한창 즐길 때가 되면 꼭 사라지는 게 야속하지만, 저도 이제는 이겨내고 다른 방법을 찾아 가보겠습니다. 사실 아예 덮어두고 잊어버려 사이트가 없어졌단 사실조차 잊어버리려 하기도 했지만, 백준에 쏟은 시간과 열정을 외면하고 싶진 않아 용기내서 글 써봅니다.

공부는 잘 하는 편이었지만, 그에 따라 유행에 민감하거나 운동을 잘 하진 않아 조금 소외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저를 잘 대해주고, 저도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조금은 너무 나가서 겉도는 느낌이 있었네요. 졸업식도 1년 먼저 하게 되었는데, 이름도 모르는 선배님들이 졸업장을 받고, 친구가 나오면 웃는 모습을 보니 가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졸업식은 어땠을까 조금은 후회됩니다. 그 때도 백준에 와서 많이 치유하고 갔었네요. 늘 다른 길을 갈 때에도 제가 속할 수 있었던 곳이 백준 말고 더 있을까요... 기숙사에서 밤 늦게 까지 ps를 해보고 싶었던 로망이 있었는데, 완벽히 즐기지 못해 조금 아쉽네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늘 백준 사이트를 담당해주신 최백준님, 글을 쓰면 곧 답을 달아주시는 수많은 고수분들, 그리고 백준에서 ps를 즐기던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여러분들 모두 많이 아쉬워하셔도, 아니어도 백준과는 좋은 이별을 하고 있는 중인 것 같네요. 물론 백준이 다시 돌아온다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복귀할 것이고, 그 전까지 저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백준에 와서 신세만 많이 지고 갑니다. 공부를 하다, 잠에 들기 전, 혹은 그저 가만히 창밖을 보고 있다가라도 백준이 때때로 생각날 것 같네요. 저도 이젠 다시 백준이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모두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rlawnghks   3일 전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마침표의 뜻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기에.

evan3233   2일 전

가슴에 별을 간직한 사람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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